『나의 작고 작은』의 주인공이 치마를 입었다고 해서 섣부르게 엄마라고 판단하지 않기를 바란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의 얼굴은 아빠이며 엄마이고, 그 이전에 어느 평범한 어른의 얼굴이다. 보이지도 않는 작은 아기를 기다리고 드디어 만나고 돌보는 일은 성별을 뛰어넘어 모두에게 찾아오는 행운이며 기적이다. 이 작품을 ‘엄마-아들’의 끈끈한 연결과 흔한 애정 구도로 바라보는 것은 이 책을 읽는 가장 낡은 방식이다. 커다란 어른의 몸으로도 어디에 어떻게 품어 안아야 할지 알 수 없는 작고 사랑스러운 아기는 자라날수록 점점 더 씩씩하게 부모의 손을 이끈다. 정말, 아주 많이, 중요한 순간마다 둘은 같이 있다. 어떤 인생의 소용돌이에서도 꼭 끌어안으면서 아기와 부모는 서로 성장한다김지은(아동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