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카 마이얄라는 수권의 그림책에 그림을 그려 이미 2009년 루돌프코이부상을 수상하고 2015 화이트 레이븐, 2016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된 바 있다. <로지가 달리고 싶을 때>는 그런 그가 그림을 그리고 글까지 쓴 첫 창작그림책이다. 이 책으로 핀란드 최고의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수여하는 루돌프코이부상을 또 한 차례 받았고, 2019년 북유럽청소년문학상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로지는 매일 트랙을 달린다. 앞으로, 더 앞으로만. 발밑에서 올라오는 풀 냄새와 경기장 울타리에 심긴 장미 향기에 정신을 팔라치면 다른 개들이 바짝 따라붙고 만다. 경기가 끝난 후엔 기진맥진해 쉬고 싶을 뿐이지만, 좁은 우리 안에선 그마저 쉽지 않다. 앉은 채 깜박 잠이 들 때면 로지는 꿈을 꾼다. 너른 숲과 들판에서 달리는 꿈을. 그러던 어느 날, 관중석의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다. 로지가 결승선을 넘고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더니, 경기장 울타리를 훌쩍 넘어 버린 것이다. 일순간 고요해진 경기장을 뒤로한 채 로지는 달리기 시작한다. 어두운 숲속을, 누군가의 정원을, 사람들로 가득한 기차역과 차 소리가 시끄러운 시내 한복판을, 파도가 거센 바다 한복판까지도. 긴장한 듯 잔뜩 힘이 들어간 표정으로 숨 가쁘게 달리는 로지는 도대체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