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압축적이면서도 시와 같은 문장으로 그려낸 나비의 아름다운 날갯짓! 《몬테로소의 분홍 벽》 이후 두 번째로 국내에 출간되는 에쿠니 가오리의 그림책 『나비』. 소설가로 널리 알려졌지만 그림책과 동화, 번역과 에세이 집필까지 폭넓게 활약하면서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 자리매김한 에쿠니 가오리와 뛰어난 색채 감각을 인정받은 화가 마쓰다 나나코가 함께한 이 작품은 귀여운 나비의 환상적인 비행 행로를 그리고 있다. 나비의 날개가 팔랑거리듯 날아 들어와 독자들의 마음속에 고요히 물결치며 파동을 일으킨다. 노랑, 빨강, 파랑, 검정 등 뚜렷한 개성을 갖춘 각 장의 색이 조화롭게 이뤄져 화려하면서도 몽환적인 마쓰다 나나코의 그림은 표지부터 본문 끝까지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마치 다채로운 꽃을 피워내듯 진행된다. 에쿠리 가오리의 글과 아름답고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나비는 머리핀, 과일, 반지, 신발끈 등으로 변주되고, 소리가 되기도 하고 시공을 뛰어넘는 고요가 되기도 한다. 이번 그림책의 번역은 솔직한 이야기와 정갈한 문체로 사랑받는 임경선 작가가 맡아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