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길에서 종종 마주치는 유기견의 간절한 사연을 담은 그림책이다. 이 책은 유기견 ‘아피’와 이웃들이 주고받은 짧은 편지와 답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가족을 원하는 아피는 버터넷로의 이웃들에게 자신을 입양해 줄 것을 부탁하는 편지를 연달아 보낸다. 아피는 ‘배변 훈련이 잘 돼 있’다거나, ‘바닥을 더럽히지 않고 깔끔하게 지낼 수 있’다고 어필하며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지만 새 가족을 만나는 일은 영 쉽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축축하고 낡은 상자 안에서 쓸쓸히 잠든 아피 앞에 뜻밖의 편지 한 통이 도착한다. 과연 아피는 평생을 반려할 가족을 만날 수 있을까? 40페이지의 짧은 그림책이지만 그 어떤 두꺼운 책 못지않게 볼거리가 가득하다. 페이지를 가득 채운 생생한 컬러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첫 장부터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보낸 이의 성격과 형편이 잘 드러나 있는 다양한 구성의 편지들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한 편지마다 찍혀 있는 아피의 사랑스러운 발자국 도장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