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년에 걸쳐 만들어진 ‘漢字’의 시대적·정치적 의미를 되묻다 한자권은 어떻게 성립되었는가 이 책은 ‘한자漢字’라는 것이 어떻게 지금과 같은 형태로 입말과 ‘결합’되고 또한 무의식의 단계로 ‘숨어들었는지’를 날카롭게 논해간다. 한자세계의 형성은 그 무의식의 세계가 거대한 랑그 체계를 이룬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이 책의 제목이 ‘한자권의 성립’인 이유다. 저자 사이토 마레시는 이 분야의 독보적인 연구자로 이미 국내에 『근대어의 탄생과 한문: 한문맥과 근대 일본』이란 책이 번역되어 있다. 저자는 구두 언어로부터 서기 언어를 설명해온 음성 중심주의적 사고를 비판하고, 입말과 문자로부터 배제되어온 존재들, 이를테면 기호나 수화 그리고 단순히 수화라고 표현할 수조차 없는 여러 종류의 수화까지 불러오면서 이 문제를 천착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