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쾅! 하고 떨어졌지만, 그녀를 향한 마음은 여전히 쿵! 쾅! 사랑에 빠진 소년은 계속해서 머릿속의 경적을 울린다. 그녀가 뒤돌아서서 자신을 볼 때까지. 그녀는 소년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그런데 어느 날, 쿵! 쾅! 소년은 6층에서 떨어진다. 그날은 아파트 밑으로 지나가는 소녀를 바라보느라 소년이 자기 방 창문을 열어둔 지 석 달째 되는 날이었다. 유성처럼 소년의 인생에 날아든 그녀의 화살. 소년은 언젠가 그녀가 자신의 아내가 될 것이라 확신하고, 또 언젠가는 그녀에게 말을 걸 것이라고 다짐한다. 얼굴에 여드름이 좀 줄어들고, 수염이 좀 더 나고, 그리고…… 목소리를 되찾았을 때. 쿵! 쾅!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난 그녀의 뒷모습을 좀 더 보고 싶었다. 그래서 책상을 창가에 바짝 붙이고 그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떨어졌다. 그때, 왠지 마음껏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중으로 올라간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내가 곧 그녀가 되는 기분이다, 하얀 구름 속에서. 지금 내 몸은 산산조각이 나서 온종일 누워 있지만, 언젠가 프록시마 켄타우리 별에서 살고 싶다. 그 별에선 내 몸도 자유로워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