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의 첫 책』은 여섯 편의 짧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이기도 하고 하나이기도 하다는 면에서 『와우의 첫 책』은 짧은 글이기도 하고 긴 글이기도 하다. 그 독특한 리듬의 문장을 읽노라면 시이기도 하고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책의 꼴로 본 『와우의 첫 책』은 이야기이기도 하고 이미지이기도 하다. 이것은 화가 김규택이 만들어 낸 청신한 분위기 덕택이다. 맑은 색감과 잘 계산된 구도로 이어지는 그림들은 각 이야기가 담고 있는 감정을 선명하게 붙잡아 전한다. 어느 날 뱀이 되어 버린 나의 사정과는 무관하게 어제나 내일처럼 신비로운 붉은빛으로 물드는 저녁의 풍경, 큰 새가 되어 날아가는 비둘기아파트에게 인사를 보내는 버드나무, 그 둘의 우정만큼 깊고 아득한 밤하늘, 모두 외롭고 또 조금씩 닮은 산딸기아파트의 귀여운 식구들은 그렇게 오래오래 마음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