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난독증을 극복하고 미국을 대표하는 문장가로 거듭난 작가 리처드 포드. 그는 뿌리 없고 이름 없는 개인이 겪는 소외와 상실과 슬픔을 주제로 다루어 온 작가이자 깊이 사색하는 작가로 평가받아 왔으며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어 왔다. 리처드 포드의 일곱 번째 장편소설인 <캐나다> 역시 현대 사회에서 가족이 해체되면서 겪게 되는 위기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리처드 포드의 문장은 느긋하고 촘촘하다. 한편으로 리드미컬하면서 차분하고 사색적이다. 한 문장 한 단락을 공들여 쓴 그의 글은 독자의 시선을 오래도록 붙잡아 맨다. 3부로 구성된 이 작품에서 저자는 평범한 소년이 부모님이 저지른 범죄로 가정을 잃고 국경을 넘으면서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삶의 경로를 담담하고 치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1부는 미국 몬태나 주 그레이트폴스를 배경으로, 주인공 델과 가족들의 모습이 범죄로 인해 어떻게 변하는지를 그렸고 2부에서는 델이 겪어 내야 하는 삶의 무게, 비극과의 조우, 절망과 희망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3부에서는 예순여섯이 된 주인공 델이 삶을 반추하며 얻은 자각을 담담하게 표현하며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