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틴틴 스쿨 시리즈 3권. 조선 왕조의 도읍지인 한양을 구경하는 역사 교양서이다. 그렇지만 굉장히 가벼운 마음, 산책하는 기분으로 나서도 될 법한 단 하루 동안의 여행서이다. 한양에서 살던 사람들은 몇 시에 일어났는지, 화장실은 어떻게 이용했는지, 어떤 밥과 찬을 차려먹었는지, 여자들은 어떻게 화장을 했는지, 술은 어디서 마셨는지 등 우리가 여행을 갈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실용 여행서인 것이다. 물론 한양 여행이 당시의 생활상을 찾아 단지 저잣거리와 기방만 구경하다가 끝날 수는 없다. 왜 그런 생활을 했는지 논리적으로 따지다 보면, 그 시대의 정치.경제.사회와 만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를 찾아 잠깐 창덕궁이나 성균관, 남대문 같은 여행 명소에 들러서 설명을 듣는 시간도 필요하다. 하지만 구체적인 생활상에서 그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훨씬 쉽고 흥미롭게 조선 시대의 역사에 접근할 수 있다. 정치사 위주로 500년 동안의 시간을 압축해서 보여 주는 자못 딱딱한 교과 과정과 달리, 단 하루 동안 한양에서 보내는 역사 여행은 청소년 독자들에게 말랑말랑한 생활사에서 시작해서 조선 왕조 전체의 역사를 그려 보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