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에 처한 우리 시대의 가족! 고독한 현대인들의 가족 트라우마를 파헤친 소설『막다른 골목에서 솟아오르다』. 젊은 세대의 정체성 문제와 심리 묘사에 정통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 이청해가 이번에는 우리 시대 가족의 의미와 전문직 여성의 자아 정체성을 화두로 내세웠다. 작가 특유의 위트와 풍자, 섬세한 심리 묘사와 도발적인 문체, 여기에 긴박감 있는 추리적 서사도 곁들였다. 31세의 웹디자이너 남송희. 그저 그런 직장생활로 하루하루를 소진하던 그녀는 현실에 염증을 느끼고 과감히 직장과 가족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다. 백수 주제에 오피스텔을 덜컥 계약한 그녀는 여러 여자와 구속 없는 엔조이 관계를 즐기는 애인 판도라와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그러던 중 의문의 여인으로부터 아버지가 사고를 당했다는 전화를 받는다. 남송희는 빨리 내려오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급히 아버지의 고향 아령으로 내려간다. 시골 동네에서 허름한 여관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객실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것. 사건에 대한 특별수사반이 꾸려지고 용의선상에 오른 가족을 대상으로 매일 취조가 이루어지면서, 가족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