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과 은둔』은 시대의 전위에서 구체적인 삶의 여정으로 귀환하는 중인 시인 김지하의 생활의 실감이 두드러지는 시집이다. 그간 사상가, 생명운동가 등의 큰 이름들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던 생활인으로서의 시인의 모습이 담백한 시어와 매임 없는 형식에 담겨 고요한 감동을 전한다. 1부의 시들에 보이는 한 자식의 부모이자 한 부모의 자식으로 살아가는 모습, 일산의 고층 아파트에 홀로 앉아 아내를 기다리고 고향 후배들과의 문학강연에서 열변을 토하거나 시인으로서의 초발심을 회상하며 나이듦을 아쉬워하는 모습들은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