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집은 우타노 쇼고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단편들로 꾸며져 있다. 이야기 시작부터 사건이 빵 터지고, 우연히 거기에 있던 ‘방랑탐정 시나노 조지’가 추리를 시작한다. 사건이 있는 곳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우연히 존재하는’, ‘명탐정’이라기보다 ‘일상 탐정’인 시나노 조지. 그는 추우나 더우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탱크톱에 비치샌들을 신고 머리는 처녀귀신처럼 늘어뜨리고 다닌다. 하지만 그의 추리는 대단히 논리적이며 재치로 가득하다. 때로는 능청맞게, 때로는 시니컬하게 사건 관계자들을 현혹한다. 시나노 조지는 사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게 아니라 주위 사람을 부추겨 추리를 하게끔 유도하거나 단서가 될 만한 것을 툭툭 던져주기도 한다. 어떤 단편에서는 작가 본인이 이야기에 끼어들어 독자에게 직접 도전장을 던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