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프다고 울어도, 목마르니 물을 달라고 해도, "엄마! 아빠!"불러도 엄마 아빠가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코다들의 이야기다. 작가인 베로니크 풀랭도 코다이다. 베로니크는 엄마 아빠에게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 크고 작은 고민들을 마음껏 털어놓고 그들과 대화하고 싶었다. 수화나 제스처가 아닌 목소리로. 장애가 없는 평범한 부모를 둔 친구들, 부모와 소리 내어 대화할 수 있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다. 자신의 부모를 따라다니는 기분 나쁜 눈빛들은 정말 싫었다. 하지만 이제 베로니크는 안다. 자신의 부모님이 얼마나 많은 배려를 해 주었는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해 주었는지를… 그리고 자신이 엄마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수화, 소리, 사랑해!>는 '장애공감 1318 시리즈'의 열네 번째 책으로, 작가이자 주인공인 베로니크 풀랭이 태어나 자신의 아이들을 낳기까지 농인 부모와 함께한 삶의 순간순간을 돌아보며 쓴 자전적 소설이다. 베로니크는 농인 부모에 대한 미움, 창피함, 짜증, 죄책감, 후회 그리고 존경과 사랑… 오랜 시간 마음속에 뒤엉켜 들러붙어 있던 그 모든 감정들의 민낯을 솔직하고 간결하게, 담담하면서 유머러스하게 표현하여 독자들에게 조금은 낯선 코다(CODA)와 농인 가족의 삶을 생생한 목소리로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