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의 교실 이야기를 맛깔나게 담아온 재미마주의 학급문고의 여섯번째 책은 '나머지 학교'가 된 고운마을 초등학교 이야기를 채옥이를 통해 전해준다. 채옥이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줄어들어 폐교된다. 매일매일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운동장, 교실, 칠판, 책상, 걸상들은 아이들이 떠나고 얼마나 심심했을까? 학교에 가는 버스를 놓쳐버린 어느 날부터, 채옥이는 혼자서 시간표를 짜서 나머지 학교에 다닌다. 텅빈 교실에서 혼자 선생님과 학생 노릇을 번갈아하는 채옥이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오지만, 정든 학교가 '나머지 학교도 못되면 어쩌나'하고 걱정하는 데에 이르면 가슴 한 곳이 짠해진다. 텅빈 학교의 모습이 쓸쓸하기보다 정겹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것은 넉넉한 농촌 풍경 안에 학교가 안겨 있고, 그곳에 아직 선생님과 아이들의 건강한 웃음과 즐거웠던 추억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