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그림책 56권. 지렁이가 땅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보도록 구성되었다. 겉모습만 보고 무시했던 선입견에서 벗어나, 생태계의 순환 과정에서 지렁이의 중요한 역할을 깨닫는 계기가 되어 준다. 이 책은 가로로 긴 판형에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책을 펼치면 기다란 지렁이가 기어 다니는 모습을 표현하기에 적당하다. 땅 속에 사는 지렁이를 담아 냈지만, 어둡고 침침하기보다는 밝고 선명과 색감과 선으로 표현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작가는 땅 속에서 생명을 되살리는 지렁이의 마음을 느끼고 싶어서 버려진 봉투를 재활용한 종이에 그림을 그렸다. 그래서 책 전체적으로 누런 종이 봉투의 빛깔을 띠고 있다. 서류 봉투의 빛깔은 누르스름한 땅 빛깔과 닮아서 자연스러우면서 편안한 느낌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