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감성의 언어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정호승 시인의 아홉번째 시집. 기다림과 침묵을 통해 삶과 사랑의 배면에 깔린 외로움을 간파해내는 시세계가 빛난다. 삶과 죽음, 늙음과 고통에 대한 시인의 천착은 끈질긴 응시를 거친 뒤 치열하고 아름다운 시의 미학을 완성한다. 긴 응시와 기다림이 동반하는 것은 생에 대한 혹독한 반성인데, 이 반성을 이끌어내는 의지는 더 나아가 고단한 삶에 대한 긍정과 축복으로까지 이어진다. 시인은 나직하나 뜨거운 목소리로 ‘기다림이 성실하게 익었을 때’ 사랑을 발언할 수 있다고,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