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람 장길손》는 여자 거인설화와 짝을 이루는 보기 드문 남자 거인설화 그림책입니다. 그래서 좀 더 각별한 가치가 있습니다. ‘큰사람 장길손’ 이야기는 여느 창세신화에 나오는 창조신들처럼, 진지하거나 장중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익살과 해학이 가득 넘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땅을 배설물로 만드는 것이 익살맞습니다, 배고파서 파먹은 흙과 나무들로 산을 만들고, 눈물로 강을 만드는 장면에서는 아주 해학이 넘칩니다. 하지만 ‘큰사람 장길손’의 이런 익살 말고도 ‘장길손’이라는 크나큰 사람이 작고 별 볼일 없을 것 같은 일반 사람들과 소통하며 마지막에는 자기 몸을 내어주면 세상을 만들어가는 내용에서는 감동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