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아홉 살 수리. 어리지만 고을에서 셈을 잘하여 ‘셈도사’로 통한다. 어느 날 고을의 큰 부자인 박 영감이 수리에게 제안한다. 늦둥이 외동아들 범이에게 엿새 동안 기초 셈을 가르쳐 주고, 엿새 뒤에 시험을 치러 통과하게 만들면 넉넉한 상금을 준다는 것. 셈이라면 누구보다 자신 있는 수리는 박 영감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수리는 성질 고약한 범이에게 셈법을 가르치는 게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반면 범이의 잔심부름꾼인 보리와 함께 구구단을 노래처럼 부르고, 말동무를 하며 보내는 시간만큼은 흥겹다. 고을 사람들은 영악한 장사치인 박 영감의 제안에 수리를 걱정하지만, 수리는 보리와 함께 자신만의 재치와 기지가 담긴 구구단 셈법으로, 박 영감의 꼼수를 밝혀낸다. 박 영감은 수리의 셈 실력을 이용해 고을 사람들에게 땅 삯을 곱절로 받으려고 했던 것. 수리의 통쾌한 승리로 고을 사람들은 박 영감의 횡포를 바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