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토닥거리고 시샘하면서 스스로 이정표를 찾아가는 중딩들의 좌충우돌 성장기! 내가 사는 시골에는 조손가정이 많다. 생활능력이 부족한 조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청소년이 되면서 또 다른 불안감에 시달린다. 점점 쇠약해져 가는 조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도덕적 의무감과 자유롭게 날고 싶은 욕망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래서 그들은 또래아이들에 비해 훨씬 탈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시쳇말로 흙수저로 태어난 아이들이 맨몸으로 냉혹한 현실에 던져졌을 때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누군가가 그들의 손을 잡아준다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설령 누군가가 그들에게 손을 내민다 하더라도 그들을 이용하여 부당이득을 취하려는 자가 대부분일 것이다. 안타깝지만 이게 우리 사회의 민낯이다. - 중 중학생은 청소년 사이에서도 애매한 위치에 있다. 막 초등학교를 졸업하여서 어리다기엔, 빠르게 성장하면서 접하는 정보에 따라 많은 걸 깨닫고 놀랍도록 어른스러운 말을 할 때도 많다. 그렇다고 어른처럼 대하기에는 덜 자란 신체라던가 아직 영글지 않은 경험이 망설여지게 만든다. 우리들의 이정표는 그 애매함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세 명의 아이들을 보여준다. 이나와 연재와 수호는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인해, 더 빨리 사회에 접근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움직인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아직 어설픈 아이들의 행동에 응원이 나온다. 자신의 이정표를 찾아 움직이는 아이들이 앞으로 행복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