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백영옥, 재즈평론가 황덕호, KBS 라디오 PD 정일서, 음악 칼럼니스트 류태형이 펼쳐 보이는 나와 하루키와 음악 이야기. 대체로 음악을 동지 삼아 인생을 걸어온 이들의 각기 다른 하루키와 음악 이야기는 비교해 가며 읽는 재미를 제공함과 동시에 독자들에게 다시 한 번 하루키 문학과 하루키가 들려주는 음악의 정수를 맛보게 할 기회를 선사한다. 그동안 하루키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장소를 찾아 떠나는 여행기라든지, 음식의 레시피를 소개하는 책이라든지, 에세이 등을 통해 보여지는 그의 면모, 스타일을 분석하는 책 들이 소개된 적은 있지만 정작 하루키의 분신과도 같은 음악이 그 자신의 창작물 속에 어떻게 스며들고 반영되었는가에 대해 조명한 기획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 이 책의 탄생 배경이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책 중간중간 들어가는 감각적인 일러스트다. 인물, 배경 때로는 글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듯한 패턴 등의 일러스트는 각기 개성이 다른 네 편의 글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하면서, 어떤 그림들은 곧장 하루키 소설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픈 욕망을 부추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