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을 모방한 명작들의 이야기. '누가 누구를 베꼈을까?'이는 기존 관념을 흔들어놓는 동시에 모든 가식을 벗어던지게 만드는 질문이다. 주제나 기법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작품을 놓고 독창성을 논할 수 있을까? 다른 작품과 아무런 상관관계도 없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일이 가능할까? 이러한 의문에 대해 이 책의 저자 카롤린 라로슈는 박식하면서도 감성적이고 유머까지 겸비한 분석을 통해 답을 제시한다. 라로슈의 목적은 미술계에 존재하는 모사 행위를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른 작품에서 영감을 얻고 모방하는 식의 작업을 비난하려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라로슈는 수백 점의 작품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 같은 상관관계가 수십 년 혹은 수 세기를 사이에 둔 작품들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작품들 간의 상관관계를 세 작품씩 묶어 알아보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미술사의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하게 된다. 독창성의 대명사 피카소가 실은 수많은 선대 작가들을 모방하고 재창조 하였다는 사실이나 고흐가 밀레의 작품들을 모사하려 애썼다는 사실 등을 비롯하여 최초의 자화상은 어느 화가로부터 시작되었는지, ‘누워 있는 나체의 여인’은 회화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미술사의 아이콘인 ‘모나리자’가 왜 풍자의 대상이 되었는지 등 흥미진진하면서 깊이 있는 미술사의 이야기들이 200여 점의 화보와 함께 소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