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는 부자였다. 그러나 아빠가 보증을 서준 일이 잘못되어 집도 차도 모두 빼앗기게 되고, 아빠는 지방에 있는 친구 공장에서, 엄마와 유미는 외할머니 댁에서 살게 된다. 초등 3학년인 유미는 집안이 갑자기 가난하게 된 것도, 가족이 떨어져 살게 된 것도 슬프지만, 엄마 아빠가 이번 일로 헤어지게 될까봐 걱정하고 마음을 졸인다.한편 엄마의 생활도 변한다. 왕비처럼 살던 엄마는 이제 수퍼마켓 자리를 알아보러 다닌다. 그런 엄마를 보는 유미의 마음은 아프다. 생일잔치에 친구를 초대할 수 없는 형편에서, 유미는 이제 '불행'이 무엇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조금 성장한다. 실의에 빠진 엄마를 기쁘게 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행복의 기준은 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 본 현실과 성숙을 가감없이 그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