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은 우리의 일상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간판 문화를 이야기하다』는 문학과 역사, 회화, 디자인 그리고 인간의 삶에서 찾아낸 간판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깊이 있는 문학적 소양, 간판에 대한 애착을 가진 저자는 다양한 주제를 간판과 연결 지으며 그동안 시인이나 소설가에게, 혹은 영화감독, 화가에게 간판이 어떤 의미였는지 알아본다. 20세기 러시아의 위대한 혁명 시인 블라지미르 블라지미로비치 마야꼬프스끼는 1915년 발표한 ‘바지를 입은 구름’이라는 시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도시 풍경이 싸구려 간판장이 때문이라고 비난한다. 김승옥의 에 등장하는 하얀 팻말이 일상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대인의 나약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간판을 예술적 영역으로 이끈 예술가의 시선을 마주하며, 간판의 형태나 기능과 더불어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과 시대상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