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모(殺母) 콤플렉스와 악마주의를 찾아서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김용만의 소설집. 소설집 〈늰 내 각시더〉, 장편 〈인간의 시간〉 등을 펴낸 작가가 이번 소설집에서 '살모(殺母)콤플렉스'를 핵심 모티프로 삼아 10편의 단편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집은 '죽음'을 소제로, 악마주의를 지향하며, 근친 살해와 같은 극단적 패륜을 비롯, 상식과 관습을 전복하는 엽기적인 사건들을 그린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표제작 〈아내가 칼을 들었다〉는 아름답고 고결한 어머니상을 보존하려고 추악하게 변모한 허상을 파괴하는 '살모의식'이 핵심 모티브이다. 젊은 어머니는 아들에게 절대적인 아름다움과 고귀함의 대상이지만,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모습은 아들의 마음속에 각인된 절대모성이 허상이라는 사실을 상키시킨다. 아들은 현실 세계에서 변형된 어머니상을 제거하고 새롭게 절대모성을 구축하려고 한다. 〈악마의 원형을 찾아서〉의 주인공은 일주일에 두세 번씩 여자와 정사를 치르며 쾌락을 추구하면서도, '자살하고 싶어 안달'하는 괴이한 습성을 지닌 인물이다. 〈속도에 관하여〉의 세 주인공은 모두 사람을 죽인 전력을 갖고 있다. 열차를 타고 여행하는 세 인물이 우연히 만나 며칠 전 발생한 기괴한 살인 사건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이야기가 전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