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라인 스케이트 타기를 즐겨 하고 가장 친한 친구는 아인슈타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개. 열두 살 소년 시게에 대한 설명만 듣는다면 시게가 가진 특별함에 대해서 눈치 채지 못한다. 시게는 늘 왼쪽 앞머리를 길게 길러 눈을 가리고 다닌다. 사시 때문에 사람들에게 놀림받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친하다고 생각한 친구에게서 배신당하고 학교에서 따돌림과 괴롭힘을 받았던 지난 세월은 정말이지 끔찍하게 괴로웠다. 그래서 엄마가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만 시골 마을 섀르블락카에 있는 외할머니 집으로 이사 온 것은 시게에게 정말 좋은 기회였다. 시게는 이곳에서 모든 것을 잊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 새롭게 태어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시게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학교 폭력의 상처를 가진 시게는 결코 발랄한 열두 살 소년이 아니다. 그러나 소설은 시게의 상처를 가볍게 다루지 않으면서도 거기 얽매여 한없이 음울하게 묘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