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년 서울에서 출생해 68년 타계한, 현대 한국시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시인으로 평가받는 김수영 시집. 진정한 자유, 사랑과 혁명을 유려한 문체로 그린 시들로 `아버지의 사진` `사랑의 변주곡` `풀` 등 65편의 시를 묶었다. 김수영의 시적 주제는 자유이다. 그것은 그의 초기 시편에서부터 그가 죽기 직전에 발표한 시들에 이르기까지 그의 끈질긴 탐구 대상을 이룬다. 그는 그러나 엘뤼아르처럼 자유 그것 자체로 노래하지 않는다. 그는 자유를 시적 정치적 이상으로 생각하고, 그것의 실현을 불가능케 하는 여건들에 대해 노래한다. 그의 시가 노래한다고 쓰는 것은 옳지 않다. 그는 절규한다. 자유는 그의 시에서 세 번의 변모를 감수한다. 그가 그의 첫작품을 발표한 1946년에서부터 4·19가 일어난 1960년에 이르기까지 자유는 설움, 비애라는 소시민적 감정을 통해 역설적으로 표현된다. 1960년에서 1961년에 이르는 사이 그것은 사랑과 혁명으로 설명되며, 그 이후의 시작 활동에서는 그것이 그것을 불가능케 하는 적에 대한 증오와 그 적을 그대로 수락할 수밖에 없는 자신에 대한 연민 탄식으로 설명된다. ――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