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에 중독되는 것을 마약에 중독되는 것에 비유하기도 하나 정작 들여다보면 차원이 다르다. 마약에 중독되는 것은 쾌락을 지속시키려는 행위인데 어떤 쾌락도 지속 가능할 수는 없으니, 취미에 중독된다는 것은 쾌락의 추구가 아니라 오히려 불편과 고통마저 좋아서 감당하는 행위임을 알게 될 것이다. 『여자의 취미』가 전작인 《남자의 취미》와 다른 것이 있다면 여성이 성과 역할의 장애를 딛고 취미를 추구하는 방법을 꼼꼼히 조명한 것이다. 사실 여자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는 남자보다 훨씬 더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한마디로 사회적 구조와 시간의 장애 속에서 여성은 대체로 취미를 위해 올인할 기회를 만들어내기가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