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장기가 구현된 시세계를 보여주는 박장호의 시집! 박장호 시집『나는 맛있다』. 2003년 '시와세계'로 등단한 박장호 시인의 첫 시집이다. 고집스러움과 순수함을 엿볼 수 있는, 소년의 모든 장기가 구현되어 있는 시편들이다. 시인은 근래 보기 힘든 남성적이고 직설적인 시세계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 공격적인 에너지는 자기 자신에게만 향해 있다. 그는 자신의 언어와의 결투에서 늘 얻어맞기를 자처한다. 시인은 언어에 절망하고, 언어를 발설하는 자신에 절망하고, 그렇게 절망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또 다른 자신에게 절망하고, 이런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절망한다. 그의 작품은 형식, 발언 행위, 스타일을 강조한다. 다른 시인들이 언어로 말할 때, 그는 언어에 대해 말한다. 그가 말하는 언어에는 내용이 없으며, 남는 건 언어의 겉모양과 스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