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만든 책벌레들의 역사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는 책에 울고 웃은 조선의 지식인들을 통해 조선 사회를 재조명한 책이다. 한문학으로 일반인들과 인문학적 교감을 시도하는 한문학자 강명관 교수가 조선을 바라보는 색다른 사유를 전해준다. 재치 있는 글 솜씨와 날카로운 시각은 물론, 한층 더 깊어지고 넓어진 사유를 바탕으로 조선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은 책에 미친 조선시대 책벌레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역사적 사실을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의 장면들을 생생하게 재현해내고 있다. 먼저 출판문화가 발달한 세종 시기에 출간된 책들이 대부분 한문책이었다는 점을 되짚어보며, 금속활자나 인쇄기술은 결코 민중을 위한 것이 아닌 소수 지배층만을 위한 것이었음을 강조한다. 이렇게 조선의 서적문화를 이해하는 기본 틀을 제시한 후, 저자는 조선의 지식인들과 얽힌 책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특히 중국 책의 조선 유입을 주의 깊게 다루고, 그로 인한 여러 결과들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우리가 자랑하는 활자와 인쇄술의 허상을 직시하자고 일침을 가하면서, 조선의 책 이야기를 넘어선 조선 지식의 역사를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