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이 독립 문자로 쓰일 때는 ‘얼굴의 빛깔, 성행위’라는 의미에서, 나아가 색채, 용모로 확장되어 쓰인다. 색깔에 담긴 ‘빛’이나 ‘안색’은 물론, 好色(호색)이나 色骨(색골) 등과 같이 ‘성(性)’의 의미를 성 상담실의 경험과 내용으로 엮어보았다. 색깔 있는 성 상담은 약물학에 의존하는 혈관 확장과 물리적 혈류개선제의 강직도를 일으켜 세우는 가시적인 현상의 속옷을 두 번 벗긴다. 기능장애의 원인이 될 수도, 결과가 될 수도 있는 자신만의 오르가즘의 만족이 무언지 탐색하는 과정이다. 성의학 진료실에서 상담하며 같이 해야 할 글자 하나를 써본다면, ‘용서하다’나 ‘동정하다’라는 뜻을 가진 ‘서(恕)’자를 꼽는다. ‘마음(心)과 마음(心)을 같게(如)하는 것’이 상담자와의 공감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차원의 환자의 색깔을 알아가는 과정이 바로 각자 성장하며 가지게 된 성행동의 이면의 마음과 공감하는 과정이다. 진료실에서 들어서는 환자의 ‘기색’을 보고, ‘안색’을 살피고, 신체검사에서 신체 ‘상태’를 조사하고, 어떤 ‘종류’의 검사를 진행할지를 결정한다. 성 상담에서는 ‘정욕’의 정도를 파악하여 내분비계 호르몬 검사를 추가하며 견지하는 나의 속도는 ‘천천히 서두르기’이다. 〈성적인 성숙은 성급하게 서두르면 일이 성사되기 어렵고, 너무 잘하려고 하다간 오히려 망쳐 놓게 되기 때문이다〉라는 성의학적 교훈 ‘속도 조절’을 환자들에게 당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