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에뜨 사회와 인간 세계에 대한 유쾌한 풍자와 조롱 20세기 러시아 문학의 거장 미하일 불가꼬프의 소설『거장과 마르가리따(상)』. 1940년 사망하기 직전까지 불가꼬프가 수정과 보완을 거듭하며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스딸린 치하의 모스끄바에 악마 볼란드 일행이 나타나 벌이는 일대 소동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비에뜨 사회와 인간 세계에 대한 유쾌한 풍자와 조롱을 엿볼 수 있다. 이 소설에는 모스끄바에 나타난 악마 볼란드 일행이 사람들을 공포와 혼란으로 몰아가는 이야기, 소설가 '거장'과 그의 연인 마르가리따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 '거장'이 새롭게 해석하여 써낸 예수와 본디오 빌라도 사이의 이야기가 얽혀 있다. 특히 성경에서와 달리 약하고 외로운 모습을 보이는 빌라도를 통해 인간 존재의 허약함에 대한 연민을 표현한다. '거장'과 마르가리따의 사랑을 통해서는 구원과 안식의 조건을 이야기한다. 이렇게 불가꼬프는 단순한 풍자와 조롱을 넘어 사랑과 헌신, 인간에 대한 연민과 이해, 그리고 구원의 가능성에 대한 모색까지 담아내었다. 검열에 통과되지 않아 불가꼬프 사후 20여 년이 지난 1966년에 이르러서야 세상에 소개된 이 작품은 발표되자마자 전 세계 문학계에 충격을 안겨주며, 이후 여러 차례 영화와 TV 시리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