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본질을 냉철하게 바라본 릴케의 유일한 장편소설 『말테의 수기』. 작가 지망생인 스물여덟 살의 덴마크 청년 말테는 화려한 문화의 중심지 파리에 오지만, 오히려 곳곳에 가득한 죽음과 불안의 냄새를 맡는다. 지독한 가난과 소외, 죽음마저 규격화된 도시의 비정함. 그는 예민한 감성으로 대도시의 허상을 기록하는 한편, 자신의 내면으로 점점 깊이 침잠해 들어가 실존의 마지막 보루를 지키는 철저한 고독을 깨달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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