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역사 동화 시리즈. 조선 최고의 국립대학이라 할 수 있는 성균관과 그 주변의 마을인 반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그동안 개성 있는 캐릭터의 창조와 재기 넘치는 에피소드의 절묘한 조합으로 어린이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최영희 작가가, 이번에는 성균관의 범생이 유생과 새내기 직동 개저녀기에게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주인공 개저녀기는 개 저녁밥 줄 때 태어났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네 살 때 어미가 죽고 그대로 버려져서 반촌 사람인 덕쇠가 데려다 기른 아이다. 다른 사람들이 들어와 사는 것을 극도로 꺼렸던 반촌 사람들은 아이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개저녀기를 반촌 밖으로 내쫓아야 한다고 말한다. 반촌에서는 하찮은 대접을 받는 개저녀기지만 기죽는 법 없이 늘 씩씩하다. 반촌과 성균관을 오가며 잔심부름만 하던 개저녀기에게도 드디어 유생을 모시는 자리인 직동이 될 기회가 찾아왔다. 그런데 천재라던 신입 유생 성삼문 나리가 좀 이상하다. 자기를 모시는 직동의 얼굴을 못 알아보는 건 예사고, 성균관 생활을 편히 할 수 있는 방법을 귀띔해 줘도 꿈적하지 않는다. 개저녀기는 혹시 바보 유생을 맡은 건 아닐까 의심하는데…. 헛똑똑이 유생 성삼문과 새내기 직동 개저녀기가 만나 사사건건 부딪히면서도 서로에 대해 조금씩 이해해 가는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작가는 이 책에서 나라의 일꾼이 되기 위해 밤낮없이 공부하는 유생뿐만 아니라, 그 공부를 가르치는 교관, 유생들이 공부에 몰두할 수 있게 뒤에서 돕고 보살피던 일꾼인 직동과 수복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 다양한 성균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