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그 많은 지구 중에 어느 지구에 살아? 제4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넌 어느 지구에 사니?』. 관행적인 동시쓰기에서 벗어난 새로운 지향을 보여 주며 우리 동시의 문학성과 대중성을 높여준 문학동네동시문학상은 시인의 작품을 역동적이고 개성적이라고 평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고,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듣는 듯 쏙쏙 귀에 들어온다는 것. 거기다 동작과 소리가 매우 구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드러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닭대가리” “눈깔” “똥구멍” 같은 속된 말이 아무렇지 않게 튀어나오기도 하며 “여러분도 알다시피” “어쩌면 좋아”와 같은 즉흥적 구어가 자연스럽게 현장감을 더한다. 도시화, 산업화, 물질적 욕망에 대한 풍자 등의 사회현상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사회현상을 동시 내부로 끌어들여 읽히는 힘과 읽는 맛, 사회적 호소력까지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양동마을'에 사는 소녀의 모습도 주위 깊게 살펴보자. 소녀는 전통적 삶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한 편, 도시적 삶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자기 방식이 옳다고 강요하지 않음으로써 자신과 다른 삶의 형태를 껴안는 포용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