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들, 유령들, 동물들을 통해 마주한 센티멘털의 힘! 하재연 시인의 두 번째 시집『세계의 모든 해변처럼』. 2002년 제1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저자는 이번 시집에서 인형, 유령, 동물에 빗대어 우리가 기댄 표상, 추방한 표상,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표상을 드러낸다. 저자는 시에서 수많은 일상의 배경과 사물들을 등장시키지만 소리 없이 천천히 시간과 공간과 대상을 맴돌며 최소한의 감각으로 그것들을 마주한다. 여러 가지 존재 형식을 빌려 시 속을 소리 없이 떠다니는 슬픔의 정서를 오롯이 담은 ‘픽션보다’, ‘고요한 밤의 증식’, ‘무기질의 사랑’, ‘잔여물들’, ‘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괜찮아’, ‘엄마 기계’ 등의 시편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