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추구에서 빚어지는 불안과 혼란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테레즈 데케루』. 이 책은 가족과 가정에 갇혀 숨 막혀 하던 한 이지적인 여인이 남편을 독살하려 시도했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프랑수아 모리아크가 청년 시절에 법정에서 목격했던 사건을 기초로 쓴 것이다. 결혼, 가정, 사회의 금기들에 반항하는 테레즈라는 인물을 통해 모리아크는 인간의 내적 욕구와 마음속 밑바닥에서 꿈틀거리는 범죄 본능을 묘사하며 진실의 추구에서 빚어지는 불안과 혼란을 선명히 그려냈다. 자유를 억압하는 숨 막히는 집안 분위기 속에서 남편의 몰이해와 의사 단절로 인해 고통 받으며 살아가던 테레즈는 남편을 독살하기 위해 그가 상용하는 심장병 약 속의 비소량을 조금씩 늘린다. 하지만 비소의 양이 지나치게 늘어난 처방전을 수상히 여긴 약제사의 제보로 독살은 미수에 그치고 만다. 체포된 테레즈는 체면을 중시하는 집안사람들의 허위 진술 덕분에 공소 기각 판결을 받고 풀려나지만, 평생 동안 의좋은 부부를 연기하며 유폐 생활을 할 것을 강요당한다. 절대 고독 속에서 테레즈의 생명은 서서히 좀먹어 들어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