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를 해도 하필, 피폐 소설 속 광기 어린 폭군의 부인이라니. 그의 집착을 한 몸에 받을 성녀가 등장하는 순간, 죽을 운명이다. 그와 성녀의 만남이 이루어지기 전에 도망쳐야 한다. 그 전까지는 있는 듯 없는 듯 죽은 듯 살아야 하고. 그러나 생각보다 일찍 찾아온 죽음의 위기. 황궁 내 정치질로 인해 위험에 처한 나는, 어쩔 수 없이 그가 즐거워할 여흥을 제안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 사냥입니다.” 황제의 눈이 얕은 흥미로 반짝인다. “그대는 언제까지 실수하지 않을 수 있을까?” 죽은 듯이 그의 눈에 띄지 않고 지내는 건 불가능한 걸까. 원작과 달리 내게 관심을 보이는 폭군 황제 때문에 하루하루 살얼음판. 나는, 언제까지 실수하지 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