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를 위해서는 물론, 엄마 자신을 위해서도 머리맡에 놓아두고 싶은 사랑스러운 사카이 고마코 그림책 한 권 나, 엄마가 싫어! 아이가 외친다. 일요일엔 언제까지라도 늦잠 자고, 엄마가 연속극 보느라 난 만화영화도 봇 보는데, 걸핏하면 혼내고, 아무 때나 화내고, 그리고 엄마는 나랑 결혼 못한다고 하질 않나. 그래서 엄마 미워! 집 나가 버릴 거야! 딸과 아빠도 그렇지만 아들과 엄마의 관계도 조금 특별하다. 그렇다, 나는 엄마하고만 결혼하고 싶을 만큼 엄마를 좋아하는데, 그런 마음도 몰라주는 엄마가 밉다. 어른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이들이 볼 때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많을 것이다. 이런 아이의 기분, 엄마에게 닿을까. 사카이 고마코 작가만의 귀여움과 아름다움이 그림책에 속속들이 배어있다. 속표지의 아이가 빨래바구니를 뒤지는 장면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아이의 양말이 빨랫줄에 널려 있다. 이렇게 앞뒤가 맞물리는 수미상관도 이 책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재미이자 매력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