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름의 시대를 한 번쯤 되돌아 보게 하는 나씨의 아침 식사 [나씨의 아침 식사]는 제목부터 신기한 인상을 풍깁니다. 나씨는 도대체 누구이며, 왜 우리가 이 나씨의 아침식사에 주목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하기 때문입니다. [나씨의 아침식사]는 엄마가 준비해 주고 나간 만두 네 알, 이 아침 식사를 먹기 위한 나씨의 고군분투 스토리입니다. 원래 느려터지게 태어난 탓에 한달음에 달려가 먹을 수 있는 만두 네 알을 먹기 위해 해가 떠서 중천에 걸리고 뉘엿뉘엿 질 때까지 천~천~히, 그러나 불평 없이 쉬지 않고 정진하는 나씨의 모습은 ‘빠름’을 요구하고 고집하는 현대인들에게 ‘속터짐'을 유발합니다. 예상치 못한 방식의 일침입니다. 중간에 개미가 한 입, 파리가 한 입, 소중한 아침 식사에 손 대는 이 객식구들을 바라보며 속상해하거나 포기할 만도 하련만, 나씨의 표정에는 미동도 없습니다. 오죽하면 정말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지극히 일상적인 이 아침 식사가 숭고하게까지 느껴질까요. 밤새도록 이어진 나씨의 아침 식사는 다음 날 해가 지도록 설거지로 이어집니다. 늦었다고 하기도 뭐한, 다 식은 만두 네 알을 감사히 먹고 의연하게 설거지에 임하는 나씨의 뒷모습에서 표현할 수 없는 만족감이 풍겨 나옵니다. ‘저 설거지는 또 언제까지 하려고?’라는 질책보다 ‘파이팅!’을 외쳐 주고 싶은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