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상스러운 역사’, 임진왜란의 어두운 기억! 정치ㆍ역사 저술가 김연수의 『임진왜란 비겁한 승리』. 저자가 2011년 출간한 《조선 지식인의 위선》(앨피)의 후편이다. 전편이 사상사에 비중을 두고 주자학적 패러다임으로 짜인 정치체제가 조선을 무너뜨린 과정을 살펴본다면, 이 책은 그가 실제 국가 경영에서 도출한 문제를 임진왜란이라는 극한 상황을 통해 보여준다. 제목에서 밝혔듯이, 저자는 자랑스러운 역사로 여겨져 온 임진왜란의 어두운 기억을 파헤치고 있다. 임진왜란이 ‘대의’나 ‘의리’에 대한 문제가 아닌, 지배층의 ‘무능’과 ‘부도덕’이 빚어낸 민족적 참화였음을 강조한다. 아울러 저자는 이순신이 남해에서 거둔 승리를 임금과 조정이 기꺼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었을지 되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