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이름을 부르기 위한 관찰의 순간들 어두워지도록 들판에서 초록 친구들을 살피며 놀던 기억이 있나요? 생김새나 향기는 생생하지만, 이름은 알 수 없었던 작은 풀꽃들 말이에요. 등굣길 우연히 스친 발밑의 작은 풀, 거친 돌계단 사이로 피어난 여린 꽃을 보고 이름이 뭘까, 궁금했던 적이 있나요? 어느 날 화분에서 심은 적 없는 작은 풀꽃을 발견한 순간은요? 이 작품은 바로 이런 우연한 순간이 애정 어린 관찰로 이어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름이란 다른 것과 구별하기 위하여 사물, 단체, 현상 따위에 붙여서 부르는 말이에요. 이런 사전적 의미를 넘어서, 이름을 알고 그 이름을 부르는 행위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어느 존재의 특별함을 발견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밑바탕으로 새로운 관계가 피어나기 때문이지요.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풀꽃들도 제각각 이름이 있습니다. 마당 뒤편, 눈에 뜨이지 않는 길가, 넓은 운동장 작은 한 켠도 자세히 보고 살피면 남다른 모양을 뽐내며 다가오는 초록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의 주인공 타로처럼 말이지요. 어느 날 만난 작은 꽃의 이름을 찾기 위해 요리조리 살피고 관찰하면서, 타로는 어느새 작은 풀꽃 하나도 소중하게 살피는 마음을 갖게 된답니다. 어떤 것을 눈과 마음에 새기는 일은 어쩌면 이름을 부르는 것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릅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면, 모두의 오늘 하루가 더 행복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