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실험복을 입은 알랭 드 보통’이라 극찬한 저자 딜런 에번스의 논픽션. 문명이 붕괴된 이후의 세상을 가정하고 자원자들을 모집해서 18개월 동안 실제로 자급자족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보려 했던, 그러나 결국에는 자기 파멸이라는 파국으로 끝나버리고 만 ‘유토피아 실험’의 시작부터 ‘종말’,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흥미진진한 책이다. 물질문명의 최첨단과 문명 붕괴 이후의 가상 세계 사이에서 지독한 희망과 지독한 좌절의 롤러코스터를 탔던 한 과학자의 경험을 지적이면서도 세밀하게 그려낸다. 순수하고 공평무사한 탈(脫) 문명 공동체가 될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이 수많은 좌절과 깊은 우울감 속에서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현실보다 더 생생하게, 소설보다 더 재미있게’ 풀어냈다. 저마다의 가치와 철학을 현실에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들, ‘현실성 없는 이상주의와 상상력 없는 현실주의’ 사이에서 매 순간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용기 있는 실천의 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