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못해도 괜찮은 반장이 될 수 있을까? 아이들의 공부 스트레스와 친구 문제가 절묘하게 결합된 이야기이다. 3점 받은 수학 시험지를 잃어버린 반장 우철이는 친구들에게 시험 점수가 발각되더라도 좋은 반장이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좋은 ‘친구 작전’을 펼친다. 다른 임원들이 자신의 점수를 알 것이라 오해하며 벌이는 여러 해프닝이 흥미진진하다. 전은지 작가 특유의 엉뚱함, 순수함과 착함이 결합된 독보적인 캐릭터가 눈에 띄며, 인물의 심리를 재미있는 그림으로 해석해 낸 김고은 작가의 그림도 매력적이다. 엄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반장 선거에 나갔다가 덜컥 반장이 된 우철이. 우철이는 공부를 안 하고 ‘수학 시험 문제를 풀어보겠다’며 용감하게 덤비다가 수학 시험에서 3점을 받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그 수학 시험지를 잃어버리고 반 친구들이 그 시험지를 주웠을까 봐 전전긍긍한다. 우철이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수학 점수가 알려져 반장 자리에서 쫓겨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불안해하다가, 공부를 못해도 좋은 친구, 좋은 반장이라는 인정을 받아 두려고 반 친구들에게 ‘좋은 친구 작전’으로 선행을 베푼다. 청소 돕기뿐만 아니라 친구들에게 지우개, 연필 등을 선물하는 우철이.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같은 임원들에게 눈엣가시다. 선생님이 청소에 솔선수범인 반장을 칭찬하자 마지못해 다른 임원들도 눈치 보며 청소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 우철이와 비교되는 게 싫어 임원들은 적당히 좀 하라는 소리를 하지만, 우철이는 이 말을 오해하고, 임원들이 자신의 시험 점수를 그 친구들이 안다고 착각한다. 우여곡절 끝에 우철이는 자신이 뭔가 단단히 오해하고 있음을 깨닫고(이 오해는 대부분 자기 생각과 동생의 조언이 섞여 생긴다), 한시름 놓는다. 한편 우철이는 머리는 안 좋지만 형을 위해 애쓴 동생을 용서해 주기로 한다. 그런데 잃어버린 시험지는 정말 어디로 사라진 걸까? 며칠 뒤 더러워진 가방이 더럽다며 빨려고 가방을 뒤지던 엄마가 결국 책가방 밑 플라스틱 사이에서 딱지처럼 구겨져 있던 3점짜리 시험지를 꺼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