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화의 창작 그림책 『물싸움』. 언제나 본인만이 할 수 있는, 개성 강한 이야기를 들고 오는 작가이기에 더욱 기대되는 신작이다. 강렬한 태양을 바라보는 아저씨들의 밀짚모자에서부터 익숙한 농촌의 기운이 느껴진다. 그림책의 언어로 강렬하게, 그러면서도 현실을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담아낸 책으로 여태껏 한 번도 다뤄지지 않았을, ‘물싸움’을 다룬 본격 농촌 그림책이다. 말 그대로 지독한 가뭄이다. 어린 벼는 뜨거운 태양에 타들어가고 잡초마저 힘이 없이 늘어진다. 농부들은 태양보다 뜨거운 눈으로 자기 논을 지킨다. 눈만 마주쳐도, 옷깃만 스쳐도 싸운다. 물을 가져와 어떻게든 자신의 논을 살리기 위한 치열한 물싸움. 이 그림책은 그 순간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작가 특유의 그림체는 이번 그림책에서도 제 역할을 톡톡하게 해낸다. 막힘없는 붓선 위로 과감하게 얹어지는 색채들이 농촌 특유의 감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