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llection 시리즈. 효녀 심청 이야기는 심청이 앞 못 보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삼백 석에 몸을 팔아 마침내 아버지가 눈을 뜨게 된다는 옛이야기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바뀌는 디지털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옛날옛날’로 시작하는 ‘효孝’이야기는 너무 멀고 아득하다. 심지어 낡고 고리타분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일흔을 앞두고 한평생을 살아오며 간절히 말해보고 싶었던 화두 ‘효孝’를 가만히 펼쳐 낸다. 그림책의 모든 장면은 원근감 없이 나열하는 방식으로 장면을 구성하였는데 선 하나하나, 색 하나하나마저 치밀한 계획에 따라 ‘효’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선택하여 그려진 그림이다. 여기에 판소리의 가락과 흥을 그림책의 장면으로 옮겨와 감정의 고조를 극대화하여 그림책의 극적인 재미를 더했다. 작가는 판소리에서 노래로 부르는 ‘소리’ 부분과 말로 하는 ‘아니리’ 부분을 구분 짓지 않고 낯선 옛말은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바꾸어 아이들이 옛이야기를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