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가망성이 철저히 붕괴된 돌이킬 수 없는 파국! 에드거 앨런 포, 너새니얼 호손과 함께 미국문학의 중흥을 이끈 3대 거장으로 꼽히는 허먼 멜빌의 숨겨진 걸작 『피에르, 혹은 모호함』 제2권. 《모비 딕》과 더불어 허먼 멜빌의 작품 세계의 핵심을 이루는 장편으로 평가받는다. 경험에 입각한 해양 이야기에서 완전히 탈피하여, 고딕 소설과 로맨스의 관습에 대한 재해석 위에 프로이트를 앞서 간 개인의 심리 분석이 더해진 작품이다. 축복받은 피에르, 사랑스러운 피에르, 사랑으로 넘치는 피에르. 모두의 사랑을 받아 마땅했던 그가 그녀를 위해 한 남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희생을 선택 했을 때 세상이 거꾸로 돌기 시작한다. 어머니, 배다른 누이, 이상적인 여인, 연적과의 전통적인 관계 설정을 모두 흐트러트리고, 이들 관계에 비이상적인 친밀감과 성적 긴장감을 부여하여 모든 것을 소용돌이 안으로 끌어들이는 ‘피에르’의 광풍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