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인간 때문에 회사 가기 싫어.” “뭘 해도 난 인정을 못 받는 것 같아.” “오늘도 진상 왔다가는 바람에 화장실가서 울었어.”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이 과연 이 세상에 있긴 한 걸까? 단순히 일, 노동을 하기 싫은 사람도 있겠지만 직장에서 겪는 관계 갈등, 감정 소모 때문에 출근길을 지옥길처럼 느끼는 사람도 많다. 우리나라 직장의 특성상 업무만 잘 수행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동료나 상사, 거래처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줄 아는 스킬까지 있어야 인정받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불합리한 지시에도 저항하지 않고 충실히 따라야 하고, 상식에 어긋나는 갑질을 하는 고객의 요구에도 친절한 웃음으로 대응해야 하며, 언어폭력이나 힘희롱을 관례로 받아들여야 한다. 업무 외에도 무분별하게 요구되는 감정소모들이 쌓이고 쌓여 이른바 ‘센스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감정노동을 하게 된다. 이것은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서비스직에만 한정된 현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