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다양한 모습과 가치를 이야기한다. 그의 삶의 여정, 그의 철학, 그의 작품, 작품에 녹아든 가치, 세계 디자인계의 변화와 이탈리아 디자인의 흐름 등을 씨줄과 날줄 삼아 이 모든 것을 다각도에서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디자인 서적’임에도 마치 무협지를 읽는 듯한 흥미진진한 긴장과 한 인간의 성장과정을 함께하는 감동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알레산드로 멘디니’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누구야?”라고 반문하고, 그를 안다는 사람들도 보통은 ‘와인오프너 안나 G를 디자인한 사람’ 정도로만 알고 있다. 그런데 가만히 둘러보면 집에 고흐의 도록은 없어도 디자인 생활용품 한두 개는 다 가지고 있다. 그런데 고흐는 알아도 우리가 가까이 쓰고 있는 생활용품을 디자인한 디자이너의 이름은커녕 관심조차 없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현실에 비추어본다면, 안나 G를 디자인한 디자이너로 멘디니를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일이고, 안나 G가 얼마나 세계적으로 성공한 디자인인가 새삼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단순히 안나 G를 디자인한 사람, 그 많은 디자이너 가운데 한 사람이 아니라, 그 많은 디자이너 가운데서 꼽을 수 있는 단 한 사람의 디자이너다.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도저히 한 명의 디자이너가 감당할 수 없는 광활한 범주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오고 있다. 정신적인 부분에서부터 다재다능한 손에 이르기까지, 건축에서 그래픽디자인에 이르기 까지 모든 분야에서 완벽한 인간형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