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의 한계를 뛰어넘어 전개되는 미적 감수성의 진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발터 벤야민이 말한 예술 작품의 아우라 상실을 넘어, 예술과 기술이 혼융되고 계몽주의 이래 유지되어 온 인간의 경계마저 희미해지는 ‘포스트휴머니즘’ 시대의 초입이다. 미디어 아트의 등장으로 화폭은 모니터로, 물감은 픽셀 속 디지털 정보로 대체되는가 했더니, 어느새 생명체의 신체 자체가 예술적 실천의 장으로서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적·예술적 감수성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인 미학은, 그리고 그 토대를 이루는 인문학은 어떠한가? 『포스트휴머니즘의 미학: 예술과 기술 사이』는 이처럼 ‘기술’이라는 도구를 통해 전통적인 미적 감수성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영역에까지 도달한 예술이 오늘날의 인문학에 던지는 질문은 무엇인지를 고찰한 책이다. 마셜 매클루언, 빌렘 플루서, 장-프랑수아 리오타르 등 대표적 이론가들의 논의를 검토하면서 문제의식을 정련한 저자는 미디어 아트와 인터넷 아트, 인터랙티브 아트, 가상현실 체험을 제공하는 3D 영화과 컴퓨터 게임 등의 작품들을 사례로 살피며 이러한 질문들을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