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독립.통일 운동(리소르지멘토)과 함께한 베르디의 삶과 작품을 시대의 눈으로 살펴 본 책이다. 19세기 프랑스사를 전공한 학자로 열렬한 베르디언임을 자처하는 저자에게 이 책은 그의 200회 생일에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다. 저자는 베르디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역사학자의 시선으로 베르디 신화에 대한 냉철하고 비판적인 평가를 빼놓지 않는다. 이 책은 베르디 평전의 성격을 지닌 책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오페라 극장의 화석이 아닌 대중과 호흡하며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던 오페라의 역사를 보여주는 책이기도 하다. 또한 혁명의 열정과 민족주의 신념이 분출하던 19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시대와 개인이, 정치적 인간 베르디와 음악적 인간 베르디가 교차하는 인문적 예술 읽기의 즐거움도 선사한다. 본문은 전체 4개의 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작품의 길이, 각 막의 시간 배분 등 모든 것을 관객이 지루하지 않도록 고심해” 대개 4막으로 오페라를 구성한 베르디의 전략을 따랐다. ‘이탈리아 독립 전쟁, 가족, 이탈리아 통일, 말년의 걸작’이 베르디라는 오페라를 구성하는 네 개의 요소다. 또 오페라에 친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각 장에서 주요하게 다룬 오페라 내용은 별면의 ‘오페라 읽기’를 통해 소개했다. 필요에 따라서는 가족, 친구, 대본작가들과 나눈 베르디의 편지들을 내용 중간에 삽입하기도 했다. 당대의 현안들에 대한 베르디의 생각과 작곡 중인 오페라에 대한 고민, 그의 내밀한 사유와 인간적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들이다.